'TV & Movie'에 해당되는 글 4

  1. 2010.08.18 [영드] BBC의 셜록 (Sherlock)
  2. 2010.01.12 사담과 오사마 (SNL)
  3. 2010.01.01 2009년에 본 영화들 1
  4. 2009.12.18 The Office fan movie

[영드] BBC의 셜록 (Sherlock)

* Pictures of the following content are parts of intellectual property of BBC (British Broadcasting Corporation.)




SHERLOCK.

 아마도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소설인 Sir Arthur Conan Doyle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현대물로 각색한 TV 시리즈물인데 이미 빅토리아 시대의 문학작품을 TV시리즈로 만들어온 Steven Moffat과 Mark Gatiss 두 사람이 각본을 쓰고 Hartswood Films에서 제작했다. 심술씨의 추천으로 며칠 전에 1~3편을 보았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캐스팅과 연출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원작은 1890년대에 씌여졌고 더구나 장르가 범죄-추리물이기 때문에 현대물로 각색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다. 초딩부터 50대 가정주부들까지 CSI에 익숙해진 요즘의 대중들은 '셔츠에 묻은 혈액 DNA만 분석해도 단번에 잡을 수 있을 거 아냐?' 라는 정도의 추측이 가능하다. 아예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제작한다면 기존의 두터운 팬 층에 의해 당연히 인기를 끌겠지만 현대물이라니..? 개인간의 통신은 전보가 아닌 GPS가 장착된 핸드폰으로 이루어지며 어디에나 CCTV가 있고 최첨단 장비를 동원한 과학수사가 보편화된 현대를 배경으로 각색이 가능하겠느냐는 말이다.. 형제간의 우애, 남녀간의 사랑, 효심, 신앙 따위의 주제는 얼마든지 현대에도 접목시킬 수 있지만 추리물이나 액션물의 경우는 시대가 지나면 그 핵심을 이루는 '도구'의 비약적인 발전 때문에 긴장감을 잃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들은 해낸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본 세 편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또한 코난 도일의 시리즈가 그렇게 큰 인기를 끌었던 비결은 사건을 해결하는 홈즈의 명민함이 아니라 누가 뭐래도 "캐릭터"에 있었다는 걸 1세기 이상이 지난 지금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차갑고 영리하고 거만한 셜록 홈즈와, 상대적으로 인간미 넘치지만 그것이 짜증날 정도의 상냥함은 아닌 왓슨 박사의 조합은 아마도 영원히 사람들을 매혹시킬 수 있을 것 같다. 오히려 냉소적인 홈즈는 현대에 와서 더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고, 남자들이 등장하는 영상물을 볼 때마다 게이 포르노를 상상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일부(대다수의) 욕구불만 시청자들을 위해 약간의 게이 개그도 첨가되었다.

Official Trailer






 셜록 홈즈 역의 Benedict Cumberbatch (처음 보는 배우인데 너무 재밌는 성을 가졌다. 1976년생 영국출신이고 자세한 정보는 http://www.imdb.com/name/nm1212722/ 요기서..)
 개인적으로 소설을 보고 상상했던 셜록 홈즈의 모습에 가장 부합한다. 예전에 그라다나TV에서 방영한 시리즈에 등장했던 포마드 기름을 바른 초로의 홈즈와 80년대 할리웃 영화 "Young Sherlock Homles"의 10대소년과 2009년 개봉한 셜록홈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so not Holmes였던 것에 반해 이번엔 원작에 거의 완벽하게 일치시킨듯. 키크고 마르고 창백하며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인상에다 흐릿한 회색 눈동자, 낮은 목소리톤까지..




 닥터 왓슨 역의 Martin Freeman.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러브액추얼리 등의 작품으로 친숙한 배우여서 매우 만족스럽다. 누가 뭐래도 원작의 화자는 왓슨이므로 생판 처음 보는 배우가 왓슨을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와닿는다고 해야할까. 원작에서와 마찬가지로 퇴역 군의관인데, 이번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역했다. 아서 코난 도일 경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21세기에도 여전히 전쟁놀음 하고있음? 한심한 잉여들.."라고 말하며 혀를 끌끌 찰 것 같다.






 요즘 미국TV에서 온갖 종류의 수사물을 다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리즈가 한 번에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걸 보면 문화적 유산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셰익스피어, 셜록홈즈,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에 이르기까지 영국 문학은 죽지 않았어, 라고 공영방송 BBC에서 다시 한 번 외치는 느낌이다.
 
 원래는 파일럿 형식으로 3편까지만 방영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미방영분을 포함한 DVD를 8월 말에 출시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TV시리즈로 더 방송할 거라고 한다. 화려한 액션이나 스펙터클은 없지만 오랜만에 괜찮은 시리즈물이 될 것 같다. 기왕 시작한 김에 원작만큼은 아니어도 여러 편을 제작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련 사이트

Sherlock 홈페이지 : http://www.bbc.co.uk/programmes/b00t4pgh
닥터 왓슨의 블로그 : http://www.johnwatsonblog.co.uk/
셜록 홈즈의 개인 홈페이지 : http://www.thescienceofdeduction.co.uk/
Sherlock 시리즈 팬사이트 : http://www.sherlocki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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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과 오사마 (SNL)






예전에 어느 쇼에선가 "언제쯤이면 911테러를 가지고 농담을 할 수 있게 되는 거냐"고 투덜대던 미국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참 대단한 나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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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본 영화들


기억이 더 날아가기 전에 짤막한 리뷰.




★★★★ 예스 맨 (Yes Man)
http://www.imdb.com/title/tt1068680/
오랜만에 유쾌한 짐캐리표 영화를 볼까 해서 택했던 예스맨. 과장과 절제의 경계에 대한 짐캐리의 관록이 더 깊어졌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다. 엉뚱한 전개로 끌어가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아서 재미있게 봤다.
키워드 : 청주 날씨는 어때요?





★★★★★ 비카인드 리와인드 (Be Kind Rewind)
http://www.imdb.com/title/tt0799934/
별 생각 없이 남자친구가 보자고 해서 봤는데 2009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던 비카인드 리와인드. 제목이 이런 경우엔 국내 개봉할 때 [되감아서 반납하세요] 식으로 번역하는 게 훨씬 좋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MIB와 라이온킹에서 빵빵 터졌음. 유쾌하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보기 드문 명작.
키워드 : 잭블랙, 루즈한 슬럼가, 어번 재즈, Made in Sweden





★★★★★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http://www.imdb.com/title/tt0468569/
무슨 말이 필요할까? 09년 영화계를 제패한 영화는 단연 다크나이트와 아바타인 듯.
무엇보다 90년대 배트맨을 맨 처음 보았을 때, 잭 니콜슨의 조커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이후 그 누구도 감히 도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번진 화장을 손등으로 쓰윽 닦으며 말끝마다 입맛을 쩝쩝 다시던 히스 레저의 조커는 그저 감탄, 또 감탄이었다. 아이맥스 영화관에 가서 다시 한 번 봤는데 두 번째 볼 때엔 나도 모르게 조커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더욱 재미있었다. 히스레저의 출연작은 단 세 편밖에 못 봤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망이 영화계에 얼마나 큰 손실인지 마음으로 와닿았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키워드 : Why so serious?





★★★ 체인질링 (Changeling)
http://www.imdb.com/title/tt0824747/
1920년대, LA의 무능한 경찰과 검찰에 의해 억울한 일을 겪은 노동자 계층 여인에 대한 영화.
자칫 신파극이 되기 쉬운 소재였으나 클린트 이스트우드답게 조용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 자체로도 좋았지만 극적 긴장감을 조금 더 살리거나 아니면 차라리 한 발짝 더 떨어져서 다큐멘터리적으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어서 별 네 개 주려다가 하나 깎았다. 안젤리나 졸리는 포탈사이트 연예뉴스에서나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도 괜찮은 배우 중 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준 영화. 
키워드 : 체인질링은 한밤중에 아이들을 잡아간다는 전설의 유령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http://www.imdb.com/title/tt0421715/
난 핏츠제럴드의 팬은 아니지만 소위 'Jazz Age' 를 좋아하는 편이다. 둥근 헤드라이트가 달린 반짝반짝한 포드, 신사들의 독설, 패티코트는 벗지 못하면서 누구나 현대여성을 자처하는 속물같은 여자들, 대중적인 클래식과 재즈의 조화. 슬픔과 해학을 적절히 뒤섞어서 원작을 100보쯤 넘어서는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낸 제작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키워드 : 놀라운 특수분장을 넘어서 CG로 만들어낸 '거꾸로 가는 시간'






★★★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http://www.imdb.com/title/tt1010048/
감독이 대니보일이라서 너무 기대했던 건지, 아무튼 기대엔 조금 못 미쳤던 슬럼독 밀리어네어. 충분히 이보다 더 재미있게 각색해서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아역들의 빛나는 연기를 받쳐주지 못하는 다소 식상하고 늘어지는 전개에 아쉬운 감이 들었다. 그런데도 이 영화에 상을 몰아준 걸 보면 아카데미상의 오리엔탈리즘은 여전한 듯. 그래도 괜찮은 영화임엔 분명하다.
키워드 : 이거 다 사기야





★★★★★ 번 애프터 리딩 (Burn After Reading)
http://www.imdb.com/title/tt0887883/
개인적으로 09년도 Best5 안에 드는 최고의 첩보영화 번애프터리딩. 이것도 비카인드리와인드와 마찬가지로 제목 번역 좀 해서 개봉하지. 이런 암호같은 영어표기로 개봉해놓고 흥행하길 바란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함. 난 '이 배우가 출연하면 앞뒤 안가리고 무조건 본다'고 할만한 배우가 세 명 있는데 1.Brad Pitt (시나리오 고르는 안목이 탁월하고 연기력 받쳐줌) 2.George Clooney (일단 눈이 즐겁고.. 기타등등) 3.Johnny Depp (닥치고 경배합니다...) 이 중에서 두 명이 함께 출연한데다 존말코비치님까지 합세하셨고 감독은 코엔형제이니 기대 만땅이었는데 그 기대마저 넘어서는 미친 영화였다. 별 만 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 미친 각본, 미친 연기.
키워드 : Jesus Fucking Christ!




★★★ 엑스맨 탄생: 울버린 (X-Men Origins: Wolverine)
http://www.imdb.com/title/tt0458525/
작년에 뒷북으로 본 엑스맨 시리즈가 의외로 괜찮아서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봤던 영화. 중반의 긴장감이 좀 떨어졌지만 후반부는 다행히 재미있었다. 휴잭맨이 인터뷰에서 "최고의 영화를 만들고 싶었고 최고의 영화라고 자부한다"는 말을 했는데, 최고의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성의껏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원조 엑스맨 팬이 아니어서 잘 된 영화인지 아닌지 판단은 내릴 수 없지만 사전지식이 얕은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오락영화였음
키워드 : 아파요 너무 아파요





★★★★ 그랜 토리노 (Gran Torino)
http://www.imdb.com/title/tt1205489/
클린트이스트우드의, 클린트이스트우드에 의한, 클린트이스트우드 팬들을 위한 영화. 난 딱 꼬집어 그의 팬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참 좋았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주제를 가지고 미국적 색채를 두텁게 칠하면서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고 밀리언달러베이비만큼 어둡지 않으면서 특유의 여운은 살려둔, 재미도 있고 가슴도 묵직해지는 좋은 영화였다. 감독으로서의 클린트이스트우드는 이제부터 전성기일 거라고 기대해 본다.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키워드 : old man's garrage





★★★★ 스타 트렉: 더 비기닝 (Star Trek)
http://www.imdb.com/title/tt0796366/
본격 여름 시즌에 들어서면서 블럭버스터들이 줄줄이 개봉하기 시작했다. 나는 스타트렉 TV시리즈를 별로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믿고 봤다. 이런 류의 영화는 대개 보기도 전에 스펙터클한 액션씬을 기대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비주얼 이펙트와 작품의 서사성 사이에서 편향성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두 가지 다 잘 해냈고 인물의 내적 갈등이 주요 갈등 요소 중 하나였던 점도 마음에 들었다. 후편이 망하지만 않는다면 계속 괜찮은 시리즈물이 될 듯.
키워드 :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천사와 악마 (Angels & Demons)
http://www.imdb.com/title/tt0808151/
댄 브라운의 소설이란 것 자체가 콕 찝어서 '헐리웃 영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의 소설은 차라리 영화 각본으로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봤다. 만약 원작 소설을 읽었다면 이 영화는 절대 보지 않았을 것이다.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관람한 결과, 다빈치코드보다 훨씬 나았음. 댄 브라운은 엄청 훌륭한 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헐리웃 극작가라고 생각한다면 괜찮다. 단, 그의 소설은 앞으로도 읽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키워드 : 수영을 잘하는 몸 좋은 대학교수, 운전을 잘하는 여자, 비리로 얼룩진 바티칸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것은?





★★★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http://www.imdb.com/title/tt0438488/
솔직히 말하자면 아메리칸 싸이코와 다크나이트의 성공으로 크리스찬 베일의 팬이 되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봤으나 안타깝게도 인물의 매력이 부각되는 영화는 아니었다. 터미네이터 1,2편이 내용 면에서나 시각적인 면에서 주었던 강렬한 임팩트를 생각하면 이 영화는 별 세 개로 만족해야 함.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 가져다주는 섬뜩한 무언가를 기대했으나 론 하워드 감독은 이런 면에선 너무 소프트한 것 같다. 나름 재미있었는데 워낙 기대가 커서 실망했던 건지도..
키워드 : 인간, 로봇, 전쟁. 끝.





★★★ 펠햄 123 (The Taking Of Pelham 1 2 3)
http://www.imdb.com/title/tt1111422/
이맘때 수많은 호러영화들이 극장가를 수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덴젤 워싱턴과 존 트라볼타의 만남은 주저없이 이 영화를 택하게 했다. 지하철 납치 사건 속에서 손에 땀을 쥐는 스펙터클 액션이 아닌, 테러범과 지하철공사 직원의 내외적 갈등을 묘사했다. 오프닝부터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까지 적절한 긴장감을 주는 괜찮은 영화였지만 소재가 지하철 테러임을 감안하면 안타깝게도 좀 건조했다. 이 역할을 위해 일부러 살도 많이 찌웠다는 덴젤 워싱턴의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키워드 : 우유 사와, 너무 큰 거 말고.






★★★ 블룸 형제 사기단 (The Brothers Bloom)
http://www.imdb.com/title/tt0844286/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좀 어정쩡하다는 것과 중반 이후 진행이 좀 늘어진다는 점을 제외하면 재미있는 영화였다. 초반 두 형제의 히스토리와 현란한 사기행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에 비해 후반이 다소 늘어지는 신파로 흘렀는데, 특히 충무로판 영화에서 많이도 써먹었던 先코믹後신파는 개인적으로 결코 용서할 수 없다. 전반적인 의상, 미술, 세트구성 등 비주얼적인 측면은 훌륭했다. 개인적으로는 슬럼독밀리어네어와 함께 '안타까운 별 세 개짜리 영화' 중 한 편이 되었다. 생뚱맞은 일본 여자가 안 나왔다면 별 네 개짜리 영화인데..
키워드 : 형님이 의외로 연기파





★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http://www.imdb.com/title/tt1055369/
PIXAR가 [토이 스토리]의 성공으로 고무되어 아무런 스토리도 새로운 캐릭터도 없이 무작정 [토이 스토리2]를 내놓았다면 어땠을까? 바로 [트랜스포머:패자의역습]처럼 별 한 개를 받고 다음 3D애니메이션은 제작조차 못했을 것이다. 이건 뭐 할 말이 없다. 스토리 따위 기대 안했지만 그래도 너무 심했다. 심지어 볼거리도 없었음. 1편의 재탕.
키워드 : 2시간짜리 로봇장난감 광고. 블럭버스터 마니아인 나도 진짜로 졸았다.






★★★★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G.I.Joe: The Rise Of Cobra)
http://www.imdb.com/title/tt1046173/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으로 인한 블럭버스터기피증으로 인해 약간 망설였지만 이거 의외로 괜찮았다. 다음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까 너무나 궁금해서 손에 땀이나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오장육부가 쫄깃해지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지만 일단 '여름용 액션블럭버스터란 이런 것이다' 라는 걸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후반부 body equipment를 입고 거리 추격전을 벌이던 씬은 액션블럭버스터의 존재 이유인 롤러코스터를 탑승하는 듯한 짜릿함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뵨사마의 숨겨진 스토리가 후편에 나온다는데 무척 기대된다.
키워드 : 오빠 나쁜 사람 아니야





★★★ 코코샤넬 (Coco Avant Chanel)
http://www.imdb.com/title/tt1035736/
깜찍하기만 한 줄 알았던 오드리 토투의 변화된 모습과 성숙해진 연기도 볼만했고 특히 그동안 몰랐던 코코 샤넬의 개인적인 인생사를 적나라하게 들여다 본 느낌이었다. 여기에서 그려진 샤넬은 대학 교양수업 때 주워들었던 '여성혁명가'가 아니라, 먹고 살기위해 고군분투한 재능 많고 부지런한 여성노동자였다. 블랙드레스를 입고 무도회에 간 장면은 샤넬이 왜 샤넬인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샤넬이 만들어낸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옷과 가방, 모자가 아직까지도 전 지구의 대도시 여성들을 완전히 지배하고 있는 걸 보면 19세기 이후 인류의 삶에 히틀러만큼이나 큰 영향을 준 인물이 아닐까 싶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여성 디자이너 샤넬의 '일생의 연인'이자 개인 부띠끄 개업 자금을 대어준 사람이 유부남 영국신사였다니 프랑스 사람들은 자존심 좀 상했을 듯. 샤넬은 대단한 인물이지만 영화는 평범했으므로 별 세 개.
키워드 : 코코는 개 이름
 




★★★★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
http://www.imdb.com/title/tt1152836/
올해 본 네 번째 재즈에이지 영화. 일단 조니뎁+크리스찬베일의 조합에다 작년에 본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던 [아메리칸 갱스터]처럼 '실존했던 강도 이야기'라는 매력이 더해져서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렸다. 조니뎁이 출연한 액션물은 처음 봤는데 역시 뭘해도 뎁사마였다. 멜로 라인도 적절했고 시대적 분위기의 재구성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측면에서 매력적인 영화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ye Bye Blackbird가 어둡고 차가운 슬픔이 아닌 애잔함으로 들려와서 긴 여운으로 남았다.
키워드 : 그녀에게 전해주오





★★★★ 9: 나인 (9)
http://www.imdb.com/title/tt0472033/
팀버튼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한 애니메이션. 하지만 무겁고 슬픈 스토리는 개인적으로 조금 마음에 안 들었다. 그렇지만 그건 내 취향 문제이고 이런 상상력, 이런 캐릭터디자인, 이런 배경, 이런 그래픽이라니.. 최고였다. 09년 9월 9일에 개봉하는 센스까지. 똑같이 인간과 기계의 싸움을 소재로 한 터미네이터보다 오십 배 훌륭했다.
키워드 : 휴머니즘





★★★★ 디스트릭트9 (District 9)
http://www.imdb.com/title/tt1136608/
이것도 오래전부터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국내 개봉이 차일피일 미뤄져서 머리 뚜껑이 열리고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할 때쯤 겨우 볼 수 있었다. [9:나인]처럼 이것도 대단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겨놓았는데 차이가 있다면 대단히 현실감 있게 옮겨놨다는 점이다. 피터잭슨 감독은 서사적 상상력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영화 기법을 활용하는 면에 있어서도 얄미울 정도로 영리한 것 같다.
키워드 : 3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대 나를 잊을까





★★★★ 2012 (2012)
http://www.imdb.com/title/tt1190080/
지금 보니까 IMDB 평점이 매우 낮아서 놀랐는데, 나는 이 영화 재미있게 봤다. 일단 스케일 자체가 지구를 통째로 씹어먹는 수준인데다 그 과정을 말도 안되게 자세한 CG로 보여주는데 재난영화에 그 이상의 무엇을 더 바래야 하나. 뭐가 끼었네 안 끼었네 말도 안되는 씨름을 하는 장면을 억지로 집어넣어 존쿠삭을 굳이 '히어로'를 만들려고 발버둥친 것만 빼면 매우 훌륭한 재난영화라고 본다. 이걸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나와 남자친구는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이건 마치...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이 지난 50년간 유명했던 헐리웃 재난영화를 다 모아서 체크리스트 보면서 만든 영화같아. 우리가 아는 모든 재난영화를 다 합쳐서 원작보다 10배쯤 강렬한 영상으로 만들어낸 종합선물세트라고나 할까. 아, 타워링의 화재장면이 빠졌네.'
키워드 : 유치하다 놀리지 말아요





★★★★ 파르나서스박사의 상상극장 (The Imaginarium Of Doctor Parnassus)
http://www.imdb.com/title/tt1054606/
70년대부터 지금까지 [몬티파이튼] 시리즈의 각본을 써온 테리 길리엄이 감독을 맡은 작품이자 히스레저의 유작.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상시키듯 시대에 맞지 않는 덜그럭대는 커다란 마차에서 일어나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히스레저가 이 영화에 출연하던 도중 세상을 등지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원래 영화의 설정 자체가 그랬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실이 아닌 상상극장 속의 토니는 조니뎁, 주드로, 콜린파렐이라는, 도무지 영화 한 편에서 한꺼번에 만나보기 힘들 것 같은 세 명의 톱스타가 대신했다. 아름답고 슬프고 웃기면서 기괴한, 우리들 마음에 대한 이야기. 마차가 삐걱대며 움직이는 장면만으로도 난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키워드 : 누구도 믿지 마세요





★★★★★ 아바타 (Avatar)
http://www.imdb.com/title/tt0499549/
20여년 전, [어비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던 꼬꼬마에게 그때보다 더 큰 영상 충격을 준 아바타. 하도 재밌다고 소문이 나서 3D 아이맥스로 예매 후 무려 열흘을 기다린 끝에 봤는데, 역시 제임스카메룬이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시고니 위버와 함께 작업한 것도 좋았고 영상과 스토리, 주제와 연출 등 모든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으니, 개인적으로 2009년은 다크나이트로 시작해서 아바타로 끝났다고 생각한다.
키워드 : 역시 좋은 차로 바꿔타면 계집들 눈이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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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ffice fan movie


가장 좋아하는 미드인 <The Office>의 팬무비들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 두 개.


1. The Office Musical




2. The Office 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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